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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 2024년 4월 경매 개최

70년 만에 경매에 출품되는 이중섭의 ‘시인 구상의 가족’
앙리 마티스의 아티스트 북 ‘Jazz’ 완전 세트, 살보와 이사무 노구치의 작품도 국내 경매에 처음으로 선보여
김환기의 1973년 뉴욕시대 점화작품 ‘22-X-73 #325’와 1955년 작품 ‘산’ 나란히 경매에 올라

 

 

(펫아시아뉴스 (PetAsiaNews)) 4월 24일(수)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4월 경매가 개최된다. 130점, 약 148억원어치가 출품되는 이번 경매의 도록 표지는 이중섭의 작품 '시인 구상의 가족'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1955년 이중섭이 시인 구상에게 준 이후 70년 만에 처음으로 경매에 출품되는 것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를 통해 소개된 적 있다.  

 

또 다른 대표작으로 김환기의 1973년 뉴욕 시대 점화 작품 '22-X-73 #325'(별도문의, 35억원 시작예정), 1955년 작 '산'(별도문의, 20억원 시작예정), 앙리 마티스의 아티스트북 'Jazz'(9억5000만~12억원)가 경매에 오른다. 특히 마티스의 'Jazz'는 20점이 완전한 세트로 출품되는 일이 드물어 희소성이 높을 뿐 아니라 국내 경매에는 최초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해외 미술에서는 최근 해외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살보의 'Novembre'(9800만~1억5000만원)와 이사무 노구치의 'Black and Blue'(3000~6000만원)도 선보이는데, 이들 작가의 작품은 국내 경매에서 처음으로 출품되어 애호가들의 관심을 끈다.  

 

그리고 변화와 불안이 공존하는 인간의 여린 감성을 아름다움으로 창조해낸 헤르난 바스의 'The Make-Shift Fountain'(2억3000만~3억원), 추상 미술이 가진 한계점에 대해 비판하며, 새로운 기하학적 추상 미술을 연구한 피터 할리의 'Uncharted'(1억9000만~2억6000만원), 제임스 진의 'Peel'(4200~7000만원)도 출품된다. 이외에 김창열, 박서보, 이우환, 하종현의 작품 그리고 이건용, 이배, 남춘모, 최명영 등 국내 대표 작가들의 작품도 골고루 새 주인을 찾을 예정이다. 

 

한국화 및 고미술 부문에는 추사 김정희의 '지점,루무 地占,樓無'(8000만~1억2000만원), 호암 이병철의 '인재제일 人材第一'(1700~4000만원) 같은 서예 작품, 운보 김기창의 '청록산수 靑綠山水'(1800~3000만원), 청전 이상범의 '추경산수 秋景山水'(1000~3000만원) 등 회화 작품 그리고 '백자청화운룡문병 白磁靑畵雲龍文甁'(1000~2000만원), '백자호 白磁壺'(1000~3000만원)가 경매에 오른다. 

 

경매 프리뷰는 4월 13일(토)부터 경매가 열리는 4월 24일(수)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기간 중 전시장은 무휴로 운영되고, 작품 관람은 예약없이 무료로 가능하다(오전 10시 30분 ~ 오후 6시 30분).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응찰, 또는 전화나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또 경매가 열리는 24일 당일은 회원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경매 참관이 가능하다. 

 

이중섭의 작품 '시인 구상의 가족'은 1955년 작으로, 같은 해 이중섭이 시인 구상에게 준 이후 최초로 경매에 출품된다. 1955년, 이중섭은 서울의 미도파화랑(1955.1.18-27)과 대구의 미국공보원(1955.4.11-16)에서 개인전을 열며 이 전시의 성공을 통해 한국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과 재회를 꿈꾸었으나, 그 희망이 좌절된 후 절망 속에서 제작한 것이다. 신문의 호평, 관람자들의 공감, 그리고 절반 이상의 작품 판매 등 전시는 외연적 성공을 거두었으나 작품 판매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일본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 이중섭은 오랜 친구인 구상의 왜관 집에 머물러 있었는데, 구상이 자신의 아들과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고, 아들에게 약속한 자전거를 사주지 못한 부러움과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그 행복한 가족의 현장에 있던 자신의 모습을 화면 우측에 덩그러니 그려 넣었다. 구상에 의하면 자신이 아이들에게 세발자전거를 사다 주던 날의 모습을 이중섭이 스케치해 '가족사진'이라며 준 것이라 한다. 

 

이 작품 속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화면 왼쪽 끝에서 구상의 가족을 등지고 돌아선 여자아이로, 이소녀는 구상의 집에서 의붓자식처럼 잠시 머물던 소설가 최태응의 딸로 이중섭은 소녀와 동병상련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특징은 이중섭의 손이 원근법을 무시하고 구상 아들의 손과 닿아 있는 것이다. 이중섭의 다른 작품에서도 길게 늘어난 팔이 가족, 동물, 타인들과 연결되는데, 이는 그만의 고유한 기법으로 현실을 잊고 싶은 이중섭 마음 속 이상 세계인 듯하다. 수없이 연필로 그은 선위에 유화물감으로 칠한 필력 그리고 가족을 향한 그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사랑이 담긴 이 작품은 추정가 별도문의나 경매는 14억원에 시작할 예정이다. 

 

'재즈는 의심할 여지없이 마티스의 모든 책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다. 마티스의 작품 전반과 현대 미술사에 진정한 혁명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미셸 앙토니오즈- 

 

이번 경매 출품작 앙리 마티스의 'Jazz'는 20점의 판화와 작가의 글을 모아 완성한 아티스트북이다.노년기 건강 악화로 대형 판화나 유화 작업을 할 수 없게 된 마티스는 침대 위에서 작업 가능한 가위, 풀 그리고 핀을 이용해 20점의 작업을 완성하고, 이를 판화로 제작, 당시 즐겨 듣던 '재즈'를 제목으로 해 판화집을 출간한다. 더욱이 이 결과물을 판화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작가가 의도한 색채의 소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텐실' 인쇄 기법을 사용했기에 역동하는 색채와 박진감이 넘치는 판화가 완성되었다. 

 

최근 예술의 전당 대규모 개인전과 제주도립미술관을 거친 전시를 통해 많은 주목을 받았던 출품작은 병상에서도 작업을 이어간 마티스의 창작열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날개를 잃고 추락하는 이카루스와 서커스 공연의 생생함, 춤추듯 약동하는 색채와 무한한 상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또 '재즈'는 판화임에도 오리지널 작품 못지않은 독자성을 획득, 높은 수요를 형성하며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국내 경매에는 처음 출품되기에 더욱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추정가는 9억5000만원에서 12억원이다. 

 

국내 경매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살보(1947 ~ 2015)의 작품 'Novembre'는 이탈리아의 시골 풍경을 주제로 작업했던 살보의 후기 대표적인 도상이다. 194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작가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이탈리아의 주요 예술운동 아르떼 포베라(Arte Povera)를 전개했고, 1970년대부터는 미국의 개념미술가들과 교류, 1972년 카셀 도큐멘타, 1976년과 1984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1980년대 들어 살보는 능숙한 자연광과 생동감 넘치는 표현으로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그리는데, 특히 새벽, 일광, 황혼, 밤 등 빛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색감의 다채롭고 경쾌한 표현을 통해 놀라운 작품 세계를 펼친다. 특히 살보의 몽환적 풍경은 니콜라스 파티와 조나단 몽크 같은 현대 작가들에게도 에게 영감을 주었고, 2021년 로마 현대미술관(Museo de Arte Contemporáneo)에서 열린 전시회에 살보의 작품이 파티와 몽크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되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작품은 보라빛으로 물들어가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듯한 고풍스러운 풍경을 목가적으로 묘사했는데 관람자로 하여금 평화롭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몽환적인 작품 세계로 이끌어 간다. 

 

김환기의 '22-X-73 #325'는 작고를 1년 앞둔 1973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청회색조의 화면에 고요히 찍힌 점은 한평생을 걸어온 김환기의 예술 인생을 집약시킨다. 악화되는 건강과 죽음에 대한 각오로 작가는 주조색이었던 청색을 회색조로 물들이며 지나간 삶을 관조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점들과 길게 뻗는 공백, 유동하는 점 획과 선들의 조화가 화면에 무한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품이다. 추정가는 별도문의이나 35억원에 경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다른 김환기의 작품 '산'은 작가가 파리로 떠나기 바로 이전 시기인 1955년에 제작된 것으로 산세를 묘사하는 구불구불한 선에서 두드러지는 선적 구성으로 추상화의 경향을 엿볼 수 있다. 또 파리 시기 작품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두터운 마티에르를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파리 시대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환기 블루와 다른 독특한 색감이 드러나, 서울시대의 푸른 산월이 가진 독특하고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추정가는 역시 별도문의나 20억원에 경매에 오를 예정이다.